최근 들어 '그냥 해'가 정답인 것 같은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렇게 글을 시작하면 마치 반론을 펼칠 것 같지만, 오히려 요즘 들어 굉장히 공감하게 된 생각이라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

과거 김연아 선수가 기자와 인터뷰했던 내용이 다시금 이목을 끌었다. 훈련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김연아 선수는 "그냥 하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하느냐"라고 답했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선수였기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분명 있을 것이다. 만약 다른 선수가 같은 답변을 했다면 무례하게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꽤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말이었다.

image비슷한 사례로 하정우 배우의 인터뷰도 떠오른다. 연기를 잘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100%를 하려고 하지 않고 70% 정도를 유지한다는 느낌으로 한다"고 말했다. 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 안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함께 덧붙였다.

image한 번쯤 치열하게 무언가에 도전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에 '아차' 싶은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국내에서 이 말들에 많은 공감이 형성된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100 이상을 해보려고 도전한 사람은 많을 것이다. 밤을 새워보고, 몸을 갈아 넣어보고,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붙인 기억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방향을 정해 꾸준히 걸어본 경험은 얼마나 될까?

혹시 우리는 어느 날 찾아온 기회를 붙잡기 위해 100 이상을 쏟아부었던 기억만을 미화하면서,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결론을 스스로에게 심어준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은 어쩌면 기회주의적인 태도에 가까울 수도 있다. 반대로 한 방향을 정하고 오랜 시간 같은 길을 걸어본 경험은 생각보다 드물다.

사실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어느 정도는 세워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억나는 사례가 있다. 최근 법륜스님의 "너무 열심히 살지 말라. 그냥 사는 거지."라는 유튜브 영상이 많은 댓글에서 인용되는 것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너무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은 개인에게 큰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어느 분야든 오래 버티는 사람이 잘될 확률이 높다. 물론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항상 최대로 해야 한다'는 압박은 오히려 스스로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최근에는 40살에 암을 겪고 죽을 고비를 넘겼던 한 KT 임원의 링크드인 글도 읽게 되었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image바로 직전에 귀담아들어야 하는 선배들의 말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열심히를 나에게 강요하는 사람들의 말도 때로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여기에도 기준은 필요하다.

누군가의 "열심히 살아라"라는 말을 무조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 말이 정말 자신의 삶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남에게만 요구하는 것인지도 함께 봐야 한다. 반대로 자신의 삶으로 직접 보여주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존중은 해야 한다. 함께할 수 없다면 정중히 떠나는 것이 맞지, 옆에서 혜택만 누리며 단물만 빨아먹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이런 기준을 조금 더 명확히 정리해 보고 싶어 글을 남겨본다.

결국 '그냥 하라'는 말은 아무렇게나 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속 나아가라는 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하정우 배우가 말한 것처럼 70의 힘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100을 쏟아붓고 충분히 회복한 뒤 다시 달리는 방식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성향도, 체력도, 환경도 다르기에 하나의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어떤 방식이든 오랫동안 그 길 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기회도, 운도, 실력도 그 자리에 오래 있는 사람에게 찾아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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