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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누구나 순수함을 잃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대부분 많은 고통이 따른다. 보이지 않았던 주변 사람들의 양면성이 보이기 시작하고, 신뢰했던 시스템의 불공정도 발견하게 된다. 더 나아가 내면에서 내가 붙잡고 있던 잘못된 믿음들도 하나씩 무너진다. 무엇보다 떳떳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 사람은 한 번쯤 크게 무너지곤 한다. 바쁘게 살다 보면 이런 고민 없이 그냥 흘러가기도 한다. 하지만 삶에 변곡점이 찾아올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런 큰 소용돌이를 맞이한다. 복잡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면 머리가 아프고, 결국 “사람은 나이가 들면 속물로 변질된다”는 선입견을 갖게 되기 쉽다. 오래된 관계가 아닌 이상, 나이가 들수록 서로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되어서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면모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비관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그 비관주의는 스스로에게 함정이 될 수 있다. 순수함을 잃는 과정은 동시에, 더 현실적인 판단력과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단순했던 이상이 더 깊고 복잡한 형태의 가치관으로 바뀌는 과정이기도 하다. 타인의 약점과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게 되면서, 세상을 이전보다 더 정확하게 보게 된다. 좀 더 노련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차곡차곡 하나씩 더 견고한 나만의 탑을 쌓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너무 비관적인 관점은 과거의 과오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기 쉽다. 니체는 말했다. “아이는 순수함과 망각이다. 새로운 시작이며, 놀이이며,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다.” 순수함을 잃는 과정이 꼭 끝은 아닐 수 있다.